본문 바로가기

마음 이야기

비의 시작을 들었다.

투둑 투둑

잊고 있었다.

이렇게 작은 것에도 마음이 살랑거리는 사람이었는데.

사무실과 회의실에 쳐박혀 시간을 보내면서

바깥 풍경이 이렇게 예쁜 사실을 잊고있었다.

 

학생이던 시절엔

점심을 후딱 먹고 항상 캠퍼스를 산책했다.

매일 매일 걸어도 매일 풍경이 달라서 정말 재밌었다.

 

어제보다 벛꽃은 조금 더 몽우리를 맺었고

태양은 조금 더 기울어 그림자가 길어졌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런데 그런것도

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보이는 것들이었나봐.

 

쉬는 동안

길가에 강아지풀도 그렇고

더운만큼 높은 뭉게구름이랑

한번씩 부는 큰 바람도 다시 예뻐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이런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오기전에 얼른 준비해야해.

 

'마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끝, 병실에서  (0) 2023.08.23
잘 쉬었다.  (2) 2023.08.15
감자랑 놀이터  (0) 2023.08.07
사진 중독  (0) 2023.08.07
선반 돌아가는 소리  (0) 202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