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을 하는 공장에는 '선반'이라는 기계가 있다.
거기엔 어떤 쇠들도 다 돌려버리는, 그 두께만금이나 무거운 원판이 달려있다.
전기가 돌고 원판이 회전하기 시작하면
아주 낮은 저주파음에서 시작해 '위이잉'하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높아진다.
분명 이건 소음인데
나는 이 소리가 좋다.
우리 아빠 일 하는 소리.
지금은 없어졌지만
종종 아빠 공장에 따라갔다.
먼지가 뒤엉켜 검게된 기름때와
갈아낸 쇳가죽이 뒹구는 그곳엔
거기에서 날 수밖에 없는
거기에서만 날 수 있는 기름냄새와 무거운 소리가 있었다.
언젠가 나는
어떤 것이 그리워지면
낯선 공장 앞에 쪼그려 앉아 선반이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