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여름 끝, 병실에서
chorok_be
2023. 8. 23. 16:01
감자가 입원을 했다.
이번이 감자 평생 세번째다.
자꾸만 게워내고 설사를 해서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작은 병실에서 한발짝도 못나간채로
감자랑 둘이서 티비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감자가 가장 기대하는 일은
저녁이 되어서 깜깜해지면 엄마가 오는 것.
비가 오려는지 구름이 하늘을 잔뜩 가려서 어둑어둑 했는데
잠시 옅어진 구름 사이로 빛이 들어와 병실을 비추는 것을 보고
감자는
'에이, 햇님이 나오면 엄마 안오는데.' 한다.
감자는 엄마를 많이 기다리고 있나보다.
그리고 뉴스에서 비가 많이 올거라는 소식을 듣고
파래진 하늘을 보더니
'아빠 파란색 비가 내리려나봐요. 비가 올텐데 아직 하늘이 파래요.' 한다.
좁은 병실에서
예쁘고 귀여운 말을 들었더니
아프지만 예쁜 추억이 될 것 같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