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내 시간은 조금 느리다.

chorok_be 2023. 6. 5. 22:51

2012. 봄 주말.

 

제목 그대로 나는 조금 느리다.

그보다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게 더 맞을수도.

실제와 감각의 시간사이,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으니까.

 

아직도 내가 머물러 있는 시간은 2012, 2013, 2014 그 어디쯤이니

이젠 그 차이가 거의 10년이나 되고 말았다.

 

나는 여전히 박물관 앞의 눈이 꽁꽁 얼어 미끄러운 길을 자전거로 달려 등교하고

하고싶은 꿈이 많고, 사진을 좋아하며, 땅에 떨어진 빛을 보며 감탄한다.

그럼에도 진짜 시간에 맞춰 좇아 가느라 여유는 없다.

 

진짜 시간에 닿지 못하고 계속 나의 시간대로 살아간다면

가족에게 미안할 것 같다.

 

죽을때 내 감각의 시간은 언제쯤일까.

그 마지막 순간에 떠올릴 마지막 장면은 어떤걸까.

그때도 미끄러운 눈길을 달리며 등교하는 모습을 보며 죽어갈까.